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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삼성계열사다니다가, 18학년도에 임용된 중등 현직입니다. 사기업 근무하다 와서 비교가 확실히 되는데요. 

 

일단 교사는 연가 사용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는 주당 21시수를 맡고 있는데.. 학기중 연가를 쓰게 되면, 누군가 저만큼의 수업과 제가 맡은 업무를 대신해야 합니다. 시험 진도 등의 문제로 1차시라도 빠지기도 부담스럽고요. 그래서 어지간히 급한 일이 있어도 연가사용을 지양하고.. 가급적 방학에 중요한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결혼도 방학에 맞췄고, 이사도 방학, 예비군도 휴일이나 방학중 1일 나갔어요.

 

그리고 담임 기준으로 교직은 퇴근 후, 휴일에도 온전한 휴식이 보장이 안됩니다. 보호자들도 대부분 일을 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전화 상담이나 내교 상담이 대체로 퇴근 시간 이후에 있고요. 각종 출결 관련한 것들도 휴일, 낮밤 가리지 않고 연락이 옵니다.

 

셋째로.. 업무 시간이 제가 경험한 사기업에 비해 비교적 집약적입니다. 일과 중에 쉴틈 없이 돌아가요.

 

아침 8시 학교 도착해서 업무 준비

8시 30분부터 조례 

조례 끝나면 수업 3시간하고..

아이들 점심지도 끝내고 5교시전 급식 마시듯이 먹고, 양치.

오후에 두시간 수업하면 3시입니다. 

다시 3시부터 종례하고, 청소지도하고.. 교무실 앉으면 3시 30분쯤..

방과후 있는 날은 4시고요.

 

그럼 수업, 조종례, 청소지도, 급식지도 빼고 남는 2시간 정도만에 제가 맡은 업무, 필수연수, 시험문제 출제, 채점, 수행평가 채점, 교과 연구, 출석 관리, 학생 상담 등을 해야합니다. 근데 2시간 만에 불가능하죠. 교실에 사안 터지면 학생 상담하느라 1시간 날라가고, 보호자 상담 잡히면 또 1시간 날라가는데요. (제가 방과후 15차시 맡았는데, 그걸 2학기 지금까지도 8차시 밖에 못했어요. 시간이 없어서...)

 

결국 저 많은 일들을 근무시간이 아닌 집에서 하게 돼요. 

전 이번 연휴에도 아이들 시험지 원안 출제했습니다. 그리고 방금 뽐뿌 구경하려고 누웠어요. 

 

그래서 학기 중에는.. 낮밤, 출근 퇴근 구분없이 정말 정신없게 돌아갑니다. 그걸 방학이 좀 상쇄해주는 느낌입니다. 

 

처음 담임을 맡고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후회하지 않았지만, 단순 업무 강도, 집약도는 사기업보다 훨씬 힘들었어요.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아니면, 솔직히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요

 

다들 교사가 너무 편하고 꿀빤다고 생각하시는거 같아.. ㅜㅜ

저는 이번 연휴에도 시험 원안 만드느라 쉬지 못했고, 한글날 휴일에도 학생 진학상담을 3건 해야했어요. 사기업에선 그래도 일이 마치면 퇴근 후는 로그오프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학교에선 학기중엔 계속 로그인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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