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간섭기가 끝나고 위화도 회군으로 이어지는 중간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이 시기는 몽골과의 전쟁 만큼이나 괴로운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원 간섭기는 비록 몽골이 통치 능력은 떨어져도 경찰국가의 역할을 하여 어느 정도 질서가 잡혔는데, 원나라가 쇠퇴하면서 모든 것이 혼란 그 자체로 빠지게 됩니다. 특히 고려를 둘러싼 모든 나라가 전쟁터가 되면서 고려 역시 여기에 휘말리게 되죠.
흔히 공민왕의 반원정책으로 자주성을 되찾았다고 하는 이 시기는 사실 몽골, 여진족, 홍건적에 의해 늘 위협받던 시기기도 했고(특히 홍건적은 개경을 점령하기까지 했으니), 특히 왜구의 준동이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몽골, 여진, 홍건적을 모두 합한 것보다 왜구의 노략질이 정말 심각한 시기였어요. 게다가 노국대장공주의 사망으로 공민왕이 폐인이 되면서 국내정치까지 엉망이 되니 말 그대로 내우외환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도 후손으로서 고마운 점은, 당시 사람들이 그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거나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워 결국에는 몽골, 중국, 여진,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켜냈다는 것입니다. 포기하면 편하다는 자조적인 멘트가 심심찮게 들리는 요즘, 조상으로부터 배울 커다란 교훈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