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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대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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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르게 앉아. 허리굽어

    수업시간에 삐딱하게 앉아있는 아이들에게 저렇게 이야기하는 경우있죠. 진짜 아이를 생각해서는 아니고, 그냥 기분이 더러운 거죠. '내가 수업을 하는데 니가 그런 자세를 해?' 그래서 소심하게나마 잔소리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잔소리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교사인 날 위해가 아니라 널 위해야' 라는 방어적 명분을 가지고 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교사의 이런 방어적 언행들이 자기를 바보로 만드는 습관입니다. 아이들에게 존중이라는 본질은 가르치지 않고있는 겁니다. 그냥 대놓고 말하세요. "똑바로 앉아. 그게 예의야.", "선생님은 너희 앞에서 항상 서서 수업하고 바른자세로 서 있어. 근데 너는 바르게 앉아있지도 못 해? 그게 서로에 대한 존중이고 예의인거야." 괜히 자기 허리니까 굽어도 된다는 금쪽이 만나서 링 위에 오르지 마시고, 링 위에 오를 엄두도 못 내게 '나 누구에게도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이야. 무조건 예의갖춰'라는 느낌을 주세요. 허리굽으니까 바르게 앉아? 아이들 입장에서 볼 때도 후져요.

 

 

  1. 불필요한 존댓말

    내가 사용하는 언어는 나와 상대방의 의식에 무조건 영향을 줍니다. 서열정리는 언어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들 등교하면 "어서오세요. 친구들", 아이들이랑 수업할 때도 "몇 쪽 피세요. 자 누가 읽어볼까요?", 밥 먹을 때도 "자 조용히하고, 식사하세요." 저는 일상에서는 90%반말, 공개수업에서도 반반해요. 물론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친근합니다. "오우 우리 땡땡이 빨리왔네?", "자, 몇 쪽 피자. 누가 한 번 읽어볼까?!"

    언어가 의식에 끼치는 영향 외에도 이게 또 왜 중요하냐하면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주도자의 텐션도 상당히 중요한데, 교사의 존댓말은 교사의 텐션을 상당히 낮춥니다. 제가 의식적으로 존댓말 할 때는 딱 한 경우 밖에 없어요. 화가 넘칠 때, 단순 단호함 이상이라 전달됨에 있어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훈계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을 때. 제가 화내는 텐션을 다소 낮추려고요.

 

 

  1. 칭찬받을 아이를 칭찬못하고, 못하던 놈이 어쩌다 한 번 잘하면 우쭈쭈해줄 때

    오늘 있었던 일화입니다. 오늘 노래를 배웠어요. 초등 1학년 학교책에 나오는 '안녕'이라는 노래예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 친구야. 인사하는 어린이. 착한 어린이] 그리고 노래를 배우고 나서 평소에 따뜻하게 인사하는 습관이 있는 친구들 7명정도를 바로 띄워줬어요. 구름까지요. 너무 따뜻한 친구들이라고요. 너희도 그 친구들이 그렇게 인사해줄 때 너무 고맙고 힘이 되지 않냐고. 선생님도 그렇다고요. 모두 그 친구들한테 큰 박수주자고.

    그리고 종례할 때 평소 인사안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선생님 오늘 저희를 위해 공부를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친구는 한 번 안기고 갑니다. 모범적인 친구들의 인사법을 하나 하나 소개시켜줬는데, 그걸 들은 다른 아이들도 용기를 냅니다.

    이 작업을 저는 씨앗 행동이라고 불러요. 마음은 있는데 용기가 없는 학급의 아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거예요. 또래 롤모델들을 통해서요. 그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선한 마음의 씨앗을 학급에 뿌리고 용기를 주는 거예요. 계속하라고. 그걸 학급의 문화로 만들라고. 이 구역의 짱인 내가 뒤 봐줄테니까

    저는 잘하면 끝도 없이 칭찬해요. 못하면 얄짤없어요. 못하다가 어쩌다가 한 번 잘하면 한 번만 칭찬해요. 오바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칭찬에 희소성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아래에서

 

 

  1. 고래만 춤 추게하는 교사

    저는 격려와 칭찬을 확실하게 구분합니다. 제 입에서 잘했다는 표현? 아무때나 안 나옵니다. 미술을 어려워하고 못 하는 아이한테 '잘했어?' 그런 거 없어요. '괜찮아. 계속 열심히 해봐.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그리고 기죽지마.' 이렇게 격려로 바꿉니다. 칭찬의 희소성을 잃기 싫어서 그래요.

    칭찬에 인색하다기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확실하게 구분해서 내 칭찬에 희소성을 유지합니다. 아이들이 고래도 춤 추게하는 교사의 칭찬을 원할까요, 저의 칭찬을 원할까요. 장담합니다. 금쪽이도 춤추게 하는 제 칭찬을 더 강력히 원합니다.

 

 

  1. 아플 때마다 위로하는 교사, 울 때 마다 달래주는 교사

    일단 저는 아이들이 울어도 달래주지 않아요. 1학년이어도요. 아이들이 울 때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울 일이 아닌데 너무 자주 울면 네가 정말 슬플 때 선생님이 마음속으로 '별 일 아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어. 그거 울 일 아니야. 뚝 그쳐.> <선생님은 운다고 달래주지 않는 거 알지? 울음그치면 말해>

    열에 아홉은 금방 그쳐요. 아이들의 울음은 2:8의 비율로 가짜울음이 더 많아요. 학교같은 안전한 공간에서 교사가 통제하고있는 수업시간에 울 일은 존재하지 않아요. 물론 이건 제 공감능력과 통제력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해요. 저희반 아이들은 시끄럽고 산만하고 개구쟁이들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선을 넘지 않게 학급이 통제되어 있다고 확신하거든요. 다쳤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딱 봐서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으면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가자.'부터 나갑니다.

    아이들이 다친 것과 우는 걸 무기로 삼지 않게 만들어야해요. '우리 선생님 눈물이라는 총 갖다대면 바로 항복해'라는 심상을 주지 않아야 해요. 이건 공감과는 별개의 문제예요. 오히려 본인이 정말 공감능력이 좋은 편이라면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덜 민감하게 기르는 거고, 웃어넘길 건 웃어넘기게 기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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