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만이 교사인지 체크리스트

□ 아이들이 자꾸 쓸데 없는 말대꾸를 한다.

□ 내 앞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 불러 세웠는데 짝다리를 짚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말한다.

□ 훈육 중에 학생이 자꾸 피식피식 웃는다.

□ 수업 중에 이유 없이 엎드려 있는 학생이 있다.

□ 다른 선생님한텐 고분고분한데 나한테만 말대꾸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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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전부 제 얘기였습니다.

타고나길 기가 약한 쭈굴이인 제가 고학년 반항아 에이스들을 맡으며 결국 모두 제 편으로 만든 방법들입니다.

아이들과 마찰이 잦아 힘든 선생님들께 이런 방법도 있어요 하고 소개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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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하관계를 철저히

(1) 젊은 선생님과 학생이 복도에서 말싸움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훈육의 그림이 아니라 말싸움의 그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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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가 먼저 했는데요? 그리고 제가 왜 그렇게 해야하는데요?"

"왜냐하면 그건 친구가 싫어하는 행동이잖아."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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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설득해선 안됩니다. 말투부터 이미 교사를 깔보는 말투이기 때문에 상하관계부터 다시 정립해야합니다.

"(부르자마자) 주머니 손 빼라."

"우리 OO이는 왜 나한테 짜증일까?"

"난 니 친구가 아니다. 말할 때 예의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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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표정은 이정도가 좋습니다.

 

(2) 기싸움에서 이기는게 말싸움에서 이기라는 뜻이 아닙니다.

학생과 말싸움 자체가 성립되어선 안됩니다.

학생은 교사에게 속상한 마음을 얘기하고, 교사는 그걸 이해하고 기를 살려주는 그림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그림이 되기 위해선 철저한 상하관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만약 제니표정으로도 안 먹히면 아이가 흥분한 상태기 때문에 일단 자리를 피해야합니다.

이때 전지현식 머리넘기기를 사용합니다.

"하.. 넌 지금 선생님이랑 대화할 태도가 안돼있어. 들어가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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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훈육의 올바른 그림

"김OO, 나와." 이때 아이는 긴장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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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은 절대로 OO이를 혼내려고 부른게 아니야. 샘이 너 많이 아끼는거 알잖아"

긴장한 상태에서 갑자기 마음을 만져버리면 아이는 어느정도 누그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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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OO이가 그럴리가 없는데, 오늘 속상한 일이 있었어?"

그러면 아이가 상황을 차분히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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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이도 속상한 부분이 확실히 있네. 많이 억울했겠다. 샘 다 이해가 간다. 그래도 이러이러한 부분은 OO이가 잘못했으니까 사과할까? 아니면 조금 있다가 괜찮아지면 할까?"

보통 여기서 상황이 종료됩니다. 그 아이는 선생님이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구나 느끼고 샘 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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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아이가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해줄 필요는 없고 이해해주는 척만 해주면 됩니다. 마음 이해하기는 철저히 전략으로 사용합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에서 '부드러움'을 담당하는 부분입니다.

학생에게서 김향기 배우의 표정이 나오면 성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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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첫날 상하관계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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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첫 수업, 제일 첫 마디는 이겁니다.

엎드려 있거나 턱괴고 있는 학생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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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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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식 무표정으로 쳐다보는데도 자세를 고쳐앉지 않으면 목소리를 최대한 깔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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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앉아." (자세를 고쳐앉으면 괜찮은 아이니 박신혜식 무표정을 풀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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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수업시간엔 바로 앉아야지. 실수한거지?"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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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해야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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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잘못 인정하는게 멋있네.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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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 지점에서 아이들은 선생님 첫번째 간보기를 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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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첫날 다른 카리스마 있는 선생님들처럼 아이들과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학기를 시작하고 싶지만

만만이 교사이기 때문에 당분간 쎈척(상하관계는 확실하지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선생님)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교사가 일부 학생에게 만만해보이면 괜찮은 친구들이 일년내내 고통받는걸 알기에...

신규시절 소리만 엄청 질렀는데 최근 몇 년은 단 한번도 소리를 안 질렀던 방법들입니다.

공포정치는 분명 한계가 있더라구요.

오늘은 제 1장 상하관계 철저히(feat 마음 어루만지기)만 소개했습니다.

아직 여러 방법들이 많지만 다음에 또 쓰겠습니다.

만만이 선생님들 우리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