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만이 교사인지 체크리스트
□ 왜요? 데요?체를 자주 듣는다.
□ 종이 쳐도 앉을 생각을 안한다.
□ 소리를 지르는 빈도가 높다.
□ 수업 덜 끝났는데 종치면 “쌤 종쳤는데요.”라는 말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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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전부 제 얘기였습니다.
타고나길 기가 약한 쭈굴이인 제가 고학년 반항아 에이스들을 맡으며 모두 제 편으로 만든 방법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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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마찰이 잦아 힘든 선생님들께 ‘이런 방법도 있어요’하고 소개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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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왜 나한테만 그러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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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이 교사라면 한번쯤 들어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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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OO? 작년에 말 엄청 잘 들었는데?”
“김OO? 걔 예의 바른 앤데 갑자기 왜 그러지?”
아니 사실 매년 듣는 말..
“6학년 되더니 사춘기 왔나봐~”라고 날 다독여주는 작년 담임선생님.
하지만 전 보았죠. 카리스마 선생님 밑에선 순한 양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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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상황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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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교사가 뻔히 앉아있는데 친구들과 대화하며 다 들리게 거친 말을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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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못된 예시
“아 닥쳐~! 개짜증나 진짜 XX, 킥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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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OO! 나와!”
대부분의 상황이 그렇지만 특히 욕설 목격 상황은 호통치며 부르면 안 됩니다.
잘못 들었을 수도 있고, 안 했다고 우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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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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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너지! 빨리 안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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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서) 왜요?” 이미 상하관계가 무너진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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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방금 저기서 뭐라고 했어?” 태도를 꼬집어야 하는데 문제상황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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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태도를 꼬집지 않으니 이 정도 말투는 괜찮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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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선생님이 똑똑히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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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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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XX, XX, XX 라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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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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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김OO 욕한거 들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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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봐! 애들도 들었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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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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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는 것 없는 말싸움으로 갈 뿐입니다.
말싸움이 길어질수록 상하관계는 희미해지고 아이에게는 반항했다는 성취만 남게 됩니다.
끝까지 가서 만에 하나 인정하게 하더라도 아이 내면엔 더 큰 반항감만 쌓이게 됩니다.
나중에 더 큰 반항으로 돌아오므로 만만이 선생님께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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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쎈척 예시
학생 : 아 닥쳐~! 개짜증나 진짜 XX, 킥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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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무표정으로 건조하게. 목소리는 조금 크게) OO아~ 나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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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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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할 가치 없는 말은 무시. 애들이 ‘너 맞아..’라고 하기 때문에 알아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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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무표정으로 컴퓨터 업무 보는 척합니다. 난 너무 쎄서 니가 한 일에 크게 관심 없다는 느낌입니다.
별로 화 안 났으니까 빨리 인정하고 끝내자는 느낌도 줍니다. 화면은 있어보이는 에듀파인 창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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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나와서) 왜요? 상하관계에 도전하는 태도입니다. 명확히 불쾌함을 드러내며 꼬집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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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식 미간 주름을 잡고, 인상을 쓴 채 아이 쪽을 봅니다.)
교사 : 뭐?
살살 기어올랐는데 그 태도를 꼬집히면 아이는 조금 움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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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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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하.... (한숨 쉬며 눈 짚) 화를 참는 척 눈곱을 떼며 시간을 조금 끕니다.
이 시간 동안 아이는 오만 생각이 들며 괜히 까불었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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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식 미간 주름을 유지한 채 말합니다.
교사 : 왜요? 말투 예의 있게 다시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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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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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예의 있게 다시 말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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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우물쭈물) 욕한거 변명할 생각으로 왔다가 갑자기 태도에서 꼬집히니 당황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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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어떻게 말해야 되는지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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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우물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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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주머니 손 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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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주섬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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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선생님이 부르면, 왜요가 아니라 네 선생님이라고 하는거야.
(아이한테 말하듯 높낮이 과장하며 말하지 말고 바람 핀 애인을 대하듯 차갑고 싸늘하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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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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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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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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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박정민식 무표정으로 바꿉니다.) 그래 역시 멋있어. 멋진 OO가 갑자기 예의 없게 말을 해서 선생님이 너무 놀랐잖아. 그런 애가 절대 아닌 걸 아는데.
(무례함을 당해버린 내가 피해자다 느낌으로 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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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
(상황종료입니다. 아래는 쎈척 이후 마음 어루만지기 단계입니다.)
(상하관계가 정립되었으므로 다정말투로 바꿉니다.
하지만 표정을 풀면 금세 실실거리고 기어오를 수 있으므로 박정민식 무표정을 유지합니다.)
교사 : 선생님은 절대 OO이를 혼내려고 부른 게 아니야.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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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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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무표정 다정말투) 방금 OO이가 욕을 한 것 같아서 불렀어. 혹시 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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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네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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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무표정 다정말투) 음. 인정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역시 OO이야. 욕하면 안 되는 거 알잖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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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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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실수한 거니까 괜찮아. 선생님은 계속 용서해줄거야. 이렇게 멋있게 인정만 하면 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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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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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그래 들어가. (ㅎㅎ쎈척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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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기서 상황이 종료되지만, 학생이 거짓말을 하는 상황까지 추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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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다정모드) 방금 OO이가 욕을 한 것 같아서 불렀어. 혹시 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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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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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선생님이 잘못 들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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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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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그럼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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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욕은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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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왜 인정을 안하지..?”로 맞받아치면 말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져주는 척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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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그러면 선생님이 잘못 들었나 보다. 그럼그럼.. OO이가 욕을 했을 리가 없지. 선생님이 너무 좋아하는 OO인데. 욕하면 안 되는 거 알잖아?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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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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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그래 그럼 됐어.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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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욕한 걸 인정시키진 못했지만 그래도 말싸움을 피하고 상하관계를 명확히 했으니 최악은 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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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본능적이기 때문에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한테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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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관계가 명확해야 앞으로 문제상황을 마주했을 때 올바른 훈육 그림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학생은 욕한 것을 인정하고 교사가 괜찮다며 같이 노력하자고 기를 살려주는 올바른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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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은 깁니다. 쎈척은 길게 봐야 합니다. 가끔은 이렇게 뼈를 내어줄 때도 있습니다. 나중에 갈비를 취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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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끼리 깔깔거리며 욕설한 상황에서는 애들 앞에서 기를 살려줘도 되지만, 욕설 피해자가 있는 경우에는 따로 둘만 있는 상황에서 기를 살려줘야 합니다. 피해자가 듣고 어이없을 수도 있거든요.)
(욕은 내가 먹었는데 용서를 왜 쌤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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쎈척 없이도 아이가 예의 바르게 말하는 노련한 교사가 되길 꿈꾸며.. 3장 마칩니다...
혹시 도움이 되시는 분이 계시다면 다음에 또 4탄 쓰러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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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도움 되신다는 댓글, 공감되신다는 댓글, 재미있다는 댓글 등 모든 댓글 하나하나 백번씩 읽으며 감동 받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